굿모닝인천 편집장


처음 인천시청을 방문해 본관 안으로 들어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소 놀라는 눈치다. 가운데가 높게 뻥 뚫려있고 사방의 각 층 복도는 안쪽을 향해 열려 있다.

농구코트 두 개가 들어앉을 만큼 '광활한' 넓이(880㎡)의 이 로비를 '시청중앙홀'이라고 부른다.

관공서는 물론 국내 일반 빌딩에서도 보기 드문 특이한 구조다.

이곳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주말에 자주 있다. 최근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많은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전시회나 공연 등 다양한 행사들이 중앙홀에서 진행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2004년 6월14일 저녁에 있었던 '6·15공동선언 4돌 기념 우리민족대회'다. 북측 대표단을 환영하는 만찬이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렸다.

필자는 4층 복도에서 이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600여명의 남·북 참가자들이 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원탁에 섞여 둘러앉은 모습은 마치 들판에 흩어진 꽃 같았다.

지금도 눈에 선한 것은 인천의 물 '미추홀참물'과 북측에서 가지고 내려온 '강서약수'가 나란히 놓여 있던 장면이다. 당시 안상수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20년 전, 시청 중앙홀을 이렇게 넓게 지어 놓은 것은 오늘 환영 만찬을 위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쯤 있었던 '해프닝'이 생각난다. 어느 날 넓은 중앙홀 한가운데 2층 높이의 높다란 나무가 놓였다. 가끔 직원들은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곤 했다. 그런데 그 나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곤 소문이 퍼졌다.

"재수 없을까봐 치워버렸대." 사연인즉, 네모난 중앙홀은 한자(漢子)의 '입 구(口)' 형태다. 거기에 '나무 목(木)'을 넣으면, 바로 '곤란한 곤(困)'이 된다. 시에 나쁜 일이 일어날까봐 서둘러 치워버린 것이다. 그 이후 인천시는 재수가 좋았는지 나빴는지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다.

이제 중앙홀이 새롭게 변신한다. 청사가 건립된 1985년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으로 손을 본다. 북카페와 비즈니스 미팅룸, 어린이 체험공간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담당자들은 이제라도 상형문자를 공부해야 할 듯하다. '입 구(口)'에 넣으면 좋은 한자가 뭐가 있지? /굿모닝인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