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년만의 여자 골프 금메달 쾌거…남녀 통합 전무후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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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하계올림픽 여자골프 4라운드 경기에서 한국의 박인비가 금메달이 확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다시 열린 여자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열린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골프여제’ 박인비 선수가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골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박인비는 20일(현지시간)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천245야드)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골프 여자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2위 리디아고를 5차타로 따돌리고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다시 열린 여자골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인비는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불과 2타 앞선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리디아 고는 세계랭킹 1위의 강자로 2타 차는 불과 한 홀에서도 뒤집힐 수 있는 격차였다.

그러나 리디아 고가 2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실수하며 1타를 잃었고 박인비는 3번 홀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낚아 순식간에 6타 차까지 달아났다.

6타 차 리드를 안고 시작한 마지막 18번 홀(파5). 박인비는 벙커를 오가며 고전했지만, 승부는 벌써 갈린 상황이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무표정한 모습으로 경기하던 박인비는 마지막 파 퍼트를 넣은 후에야 엷은 미소를 띠며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는 이날 금메달을 추가하며 남녀 통틀어 세계 골프 사상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과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이뤄낸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위업을 이룩했다.

세계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모두 달성한 박인비의 업적은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역 선수 가운데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한 그랜드슬래머가 일단 없어 박인비에 이어 '골든슬램' 달성이 가능한 후보군은 많지 않다. 

남자 선수들 가운데 제이슨 데이(호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 최정상급 선수들 중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가 '골든슬램' 달성을 바라볼 수 있다.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로즈(영국)는 US오픈 우승 트로피 뿐이지만 앞으로 마스터스, 디오픈, PGA챔피언십을 제패한다면 남자 골프 1호 골든 슬래머가 될 수 있다.

여기에 골프가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으로 열리지만 2024년 대회부터는 정식 종목 지위를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박인비의 ‘대단한’ 업적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선수 중에서도 당장은 골든슬램 후보자가 없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2호 골든슬래머 후보가 떠오를 전망이다.

박인비와 함께 출전했던 양희영(27·PNS창호)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5타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노무라 하루(일본)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마지막 날 이븐파를 친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23·미래에셋)은 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로 공동 25위를 마크했다.

박인비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1998년 '맨발 투혼'을 보여주며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한 박세리의 모습을 보고 골프에 대한 꿈을 키우며 '골프 여제'로 등극했다.


/온라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