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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미래다] 소외 대신 함께

'문화·예술'로 소통 … 어울림으로 행복 동행'

2016년 07월 15일 00:05 금요일
▲ 엘시스테마 학생들


경제 양극화 '삶의 질' 문제로
일부 계층만 '문예 향유' 누려
국내 15% 문화 박탈감 느껴
政·지자체 공공재로 접근을


마약과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베네수엘라 빈민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1975년 시작된 '엘 시스테마'(El Sistema). 당시 11명의 빈민가 아이들을 차고에 모아 음악교실을 시작한 엘 시스테마는 수 십년이 흐르면서 베네수엘라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엘 시스테마는 문화와 예술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총성이 끊이지 않던 거리는 음악소리가 흘렀고, 지금까지 베네수엘라에서만 30만명의 아이들이 엘 시스테마를 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기적을 이뤘다.

풍요 속 양극화…'삶의 질' 관심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8338달러로 세계 28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OECD 34개 국가 중 우리나라의 삶의 질 수준은 27위로 나타나 경제적 풍요가 삶의 만족도를 높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IMF 금융위기 이후 중산층의 몰락, 청년실업의 증가, 노령화 속도 증가 등으로 인해 양극화라는 그림자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처럼 풍요 속에 초래된 양극화는 '삶의 질' 개선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과제를 대두시켰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경제력을 바탕으로 사회적 자본과 문화적 자본을 소유한 계층이 지식과 정보, 그리고 문화의 생산과 소비를 독점하게 돼 이것이 다시 경제력을 높이는데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반면 문화와 정보가 중요한 생산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는 요즘, 문화와 정보로부터 소외되면 장기적인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경제·사회적 기본권처럼 문화와 예술를 향유할 권리도 기본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도민 절반 "문화·예술이 중요"… 참여는 '미미'

▲ 한화그룹의 아동 전통문화 교육.

'2015 경기도민 문화향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기도민의 49.1%는 문화·예술이 본인의 삶에서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나 정작 여가활동으로 문화·예술행사를 관람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9.6%(주말 10.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가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다(휴식)는 응답은 66.2%(주말 47%)로 가장 높았다.

경기문화재단이 올해 2월17일~3월15일 도내 31개 시·군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가구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실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또, 최근 1년동안 문화예술 행사를 관람했다는 도민은 77.9%로, 분야별로는 영화가 75.9%를 차지해 편중이 심했고 연극(12.9%), 박물관 전시(12.4%), 대중음악, 연예(10.6%) 순이었다. 예술활동이나 체험활동 참여율과 강좌나 학습형태의 문화·예술교육 경험률은 각각 5.9%로 미미했다.

문화시설 방문율은 43.2%로 시설별로는 인근 도시공원이 28%로 가장 높았고, 주민자치센터(14%), 도서관(10.8%) 등의 순이었다.

도립 문화시설 방문율은 경기도문화의전당(31.8%), 전곡선사박물관(31.4%), 경기도박물관(30.7%) 등의 순으로 높았다.

경기도 문화환경에 대한 만족율은 40.4%로 나타났으며, 시·군의 문화발전을 위해 경기도에서 역점을 둬야 할 분야로는 다양한 문화행사 개최(46.6%), 문화시설의 확충과 정비(41.4%), 전문 문화예술단체 육성(27.7%), 주민 문화예술 동호회 육성(20.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주관식)로는 넓다(4.6%), 서울 근교/수도권(3.9%), 발전적이다(3.7%), 인구가 많다(3.4%) 등이었다.

다른 광역지자체와 구분되는 경기도 고유의 문화가 있다는 응답은 44.4%, 도내 지역별 차이가 커서 고유의 문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응답도 55.6%로 나타났다.

문화소외계층 해소 노력 '미흡'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약 15%가 문화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구소득별로는 일반가구는 10.9%가 해당되지만, 수급가구는 35.1%, 차상위가구는 30.9%가 해당돼 문화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지원사업들을 쏟아내고 있다.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 사업은 경제적 소외계층에게 문화, 여행, 스포츠 관람의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인당 5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법정차상위계층이 대상이다.

소외계층 문화순회 사업은 문화인프라가 부족한 소외지역과 계층을 문화예술단체가 직접 찾아가 이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사랑티켓 사업은 65세 이상 노인이나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연이나 전시 관람료를 지원해 문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은 문화소외 지역민들에게 우수한 민간공연이나 문예회관이 기획·공동제작한 문화예술의 관람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생활문화 공동체만들기 사업은 지역 안에서의 문화예술 활동을 매개로 공동의 비전과 가치를 창출해 지역의 변화를 유도하고자 마련됐다.

경기도는 2004년 전국 최초로 '공공시설 내 장애인 관람석 지정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문화소외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개발은 뒷전으로 밀려 정부에서 마련한 사업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도내 각 시·군별로 문화환경이 천차만별임에도 경기도에 맞는 문화소외 해소 노력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이런 노력들이 반영돼야 할 예산도 고작 0.23%(2013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조차도 대부분 기관·단체에 대한 지원과 인프라 조성에 사용되고 있다.

기본권으로서의 '문화'… 공공서비스로 접근을

문화와 예술은 엘리트들만의 독점물이 아니라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도 시혜적 관점에서 벗어나 공공서비스로서의 문화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내 각 지자체 역시 더이상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위임받아 집행하는 방식으로는 1300만 도민의 문화향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경기도와 31개 시·군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정책 발굴이 시급하다.

지자체의 주도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학교·연구소·기업 등과 함께 협력하면서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여가 시간이 생기면 그냥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관람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공공시설을 활용한 소규모 공연 활성화와 함께 적극적으로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문화예술 프로슈머' 양성도 필요하다.

이밖에도 재능기부 등을 통해 민간의 문화역량이 공유될 수 있도록 활성화하는 방안도 모색돼야 한다.

광명시, 전국 지자체 첫 '문화 민주화' 선언

▲ 양기대 광명시장 등 관계자들이 지난 6월29일 광명동굴 예술의 전당에서 문화 민주화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광명시

"누구나 자유롭게 문화체험 … 행복 추구" 도서벽지 청소년 초청사업 활발

광명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문화민주화'를 선언했다.

지난 6월29일 광명을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매김한 광명동굴 내 예술의 전당에서 가진 선언식에는 플뢰르 펠르팽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박흥신 전 프랑스 대사, 이장호 영화감독, 김기만 도서벽지와문화소외 청소년 초청사업단장, 김일호 ㈜오콘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광명시의 문화 민주화는 누구나 소외 없이 문화를 체험하고, 즐기고, 나누고 이를 통해 꿈을 창조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 광명에서 닻을 올린 문화민주화의 깃발이 전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계 각층과 연대해 나간다는 포부도 담았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창조적인 문화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시설을 확충해 나가겠다"며 "창조경제와 선순환구조가 되도록 문화정책을 수립해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을 제시하고, 곳곳에 숨어있는 문화적 가치를 찾아내고 융합해 문화교육을 실천하고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창조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문화 민주화의 일환으로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협약을 맺고 전국의 도서·벽지와 문화소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초청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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